분자가 콧구멍 속으로 느긋하게 들어와앉아놓고선 뇌를 툭툭 건드린다

이 냄새는 쨍쨍하게 태양이 비추는 날 불침번을 마치고 오침을 하는 냄새다.

모두가 인정해주는 나만의 휴식시간보다 맛난 건 없다.

이보다 더한 건 주말, 모두가 쉬는 날 함께 쉬는 거다.

 

골목골목에 많은 인간이 있다. 사람은 모두 다르다.

주머니에 손끼워두고 어슬렁거리는 사람,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부시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걷는 사람,

나 처럼 홀로 빛나는 척 세상을 관찰하는 척 하는 사람, 글쎄 어딘지 모르게 아파보이는 사람, 친인척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듣고 놀라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, 그저 걷는 할머니 할아버지들. 

 

모든 사람이 지나간 뒤 잠깐 머물러주는 잔영의 분자들이 공기 중에 둥둥 느긋하게 떠다닌다.

공기와 바람과 함께 곧 사라질 이 향들은, 언젠가 떠올릴 영원한 기억으로 존재한다.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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